박관준 장로의 순교기 1875년생 박관준은 평안북도 영변에서 대부호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평탄했던 그의 인생은 1894년 일어난 청일전쟁으로 재산을 모두 잃는 첫 번째 파란을 맞았고, 이를 어렵게 극복하여 다시 거부의 반열에 들었으나 아내의 유산, 부모의 별세로 두 번째 시련을 겪었다. 그리고 주색에 탐닉하는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었고, 병에 걸려 죽을뻔한 고비를 여러 차례 넘나들었다. 1905년, 그의 나이 30이 되는 해 가을 어느 날,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완전히 승리한 1905년이 아닌가? 그 해 가을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유불선 동학서적들을 뒤적이며 명상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絶壁唯危 血壁立이라는 (절벽유위 혈벽립: 절벽은 위태로울 뿐이니 피에 서라) 이상한 음성을 들었다. 소스라쳐 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