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연, "하나님을 만나기까지"
김경연의 하루 하루는 어떠했나?
남편이 회사일로 일주일에 5일은 술을 마시고 밤이나 새벽에 귀가하는 가정의 주부로 어린 아들 셋과 종일 전쟁을 치르다가 저녁이 되면 이제 남편 때문에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 새벽까지 지친 몸을 쉬지도 못하고 화를 참으며 남편을 기다리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더구나 친정 남동생으로 인해 더욱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러자 남편은 심신이 피곤한 부인을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교회라도 다니라고 말했다. 그 때 교회 가자고 전도했던 이웃 아주머니도 있었고 남동생은 동네의 작은 기도원에 나가고 있던 참이었다. 이 여성은 남편의 말을 듣고 막내 아들을 업고 이웃 아주머니를 따라 교회에 나갔다. 하지만, 뭐가 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그냥 그렇게 2-3주를 다녔다. 이럴 때 교회 목회자나 새 신자 담당 권사나 집사는 무엇을 하였던가? 남편과 아이들, 남동생으로 인해 피로가 극도로 쌓여 가고 있을 때 새벽 기도에 가고 싶어 3개월 된 막내 아들을 등에 업고 이웃 아주머니와 새벽기도를 간 첫날, 이 여성은 자기도 모르게 누군가를 향해 무서운 저주를 내뱉고 있었다. 그러자 누군가가 그만하라며 그녀의 등을 쳤다.
새벽 기도를 간 첫날, 그녀 속에 들어있던 악령이 영적 새로운 환경에서 자기 정체를 드러내었지만, 이 여성은 영적 실체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교회에서 영적인 일에 민감한 교역자나 성도라면 이런 초신자를 상담하고 악령의 정체를 밝혀 주고 신앙을 지도해 주었어야 한다. 그녀는 두려움, 공포에 사로잡혔고, 정신이 이상해 짐을 느끼게 되었다.
머리속에서는 녹음 테이프를 틀어 놓은 것처럼 두려움과 무서움, 공포를 주는 말들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환청도 아니고 머릿속에서 1분 1초도 쉬지 않고 들려왔다. 그날 밤을 뜬눈으로 지새며 공포와 두려움 속에 눈을 깜박이지도 못한 채 아침을 맞았다.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남편에게 회사에 가지 말라고 했다.
남편도 내가 이상했는지 출근하지 않았고 미친 상태가 되어 가는 나를 데리고 교회로 찾아가 목사님을 만났다. 남편은 목사님께 이 사람이 교회에 다니고부터 이상하다고 했다. 나는 악령이 들려주는 소리에 넋이 나간 상태였지만 나 자신을 알 수 있었다.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했다. 그 두려움과 공포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목사님은 내가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고 병원으로 가 보라고 하셨다. 나는 그 때 그 목사님의 차갑고 냉정한 말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다. 남편은 어린아이들과 나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여기 언급된 이 목사는 악령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보인다.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 병원에 가 보시라!" 이것이 목사가 할 말은 아니다. 오히려 "염려하지 마세요. 하나님은 능치 못하실 일이 없으십니다. 나하고 상담 좀 하십시다!" 하고 그 부인과 상담 시간을 갖고 그 영적 상태를 진단하여 악령의 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악령을 축출해 주었다면 얼마나 그 여성이나 그 남편 혹은 그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이고 놀라운 영향을 끼쳤을 것인가? 아마 이 목사는 영적 세계에 둔감한 자임이 분명하다. 오늘날이나 이전이나 지적인 면에서는 많이 노력하는지 몰라도 영적으로 민감하지 못하고 기도 훈련이 되지 않은 목회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기도는 많이 하지만, 지적으로는 아주 유치한 수준에 머문 목회자도 적지 않게 많다.
집으로 부인을 데려온 남편은 자기가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자기 누나를 불렀다. "누나, 태규 엄마가 이상해, 빨리 와 봐!" 이 여성은 창밖을 볼 수도 없고, 이불을 덮어쓰고 아무도,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고 했고 자꾸 샤워만 했다. 자기 누나가 오자 남편은 교회에 가고부터 집사람이 이렇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그 남편 누나는 성당에 다녔기에 지금 시누이가 무서운 악령에 들렸다는 것을 아신 듯 하였다고 한다.
그 때 교회에서 전화가 걸려와서 김경연님을 바꿔달라고 하였다. 전화를 건 분은 교회 어떤 여자분인데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았던 듯 보인다) 무엇을 물어 이 여성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판단하고자 한 듯 하다. 그 교회 여성분은 김경연에게 악령이 들었다고 말을 하였다. 이 교회는 영적으로 목회의 기본이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고 여겨진다. 목사부터 이 전화를 건 여 교역자(?)까지 모두 그저 자기 관점에서 자기 편의상 행동하였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직접 찾아오거나 상담을 하고 악령을 축출하거나 그렇게 못하겠으면 다른 이웃 교회 사역자에게 연락해서 악령을 축출하도록 했어야 했던 것이다. 얼마나 많은 교회들이 악령을 축출하거나 악령에 고통당하는 이들을 도와 줄 준비나 능력이 있는 것인가?
예수님은 바로 이런 악령에 사로잡힌 자들을 건지려고 오시지 않았던가?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니라" (요일 3:8). 복음이란 바로 악령에 사로잡힌 자들을 해방시키는 능력이 아닌가?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사 61:1). 여기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는 일이 바로 복음 증거이다. 귀신들린 자를 해방시키는 일, 이것이 전도자 목회자의 중요한 기본 사역이어야 한다. 복음의 목표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김경연의 남편은 집에서 세 아이들과 자기 부인까지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자기 부인을 자기 누나 집에 맡기러 데리고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녀의 증세는 더욱 심해졌다. 막내 아들의 종이 기저귀를 들고 집 밖으로 나간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라는 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파트 청소 아주머니에게 가서 막무가내로 종이 기저귀를 쥐어주었다. 그 청소 아주머니는 얼마나 황당해 하는지 몰랐다. 남편이 왔는지 누가 왔는지 분간조차 못하는 상태에 들어갔다. 그렇게 한동안 남편 누나 집에 있었지만, 머리 속에서는 자꾸만 집을 나가라고 두려움을 주면서 말을 한다. 그래도 남편만 붙잡고 꼼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때부터는 입을 아예 다물어 버렸다. 누가 말을 해도 두렵고 무서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6).
여기서 보듯, 악령의 제일가는 특징은 사람에게 두려움과 공포심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시댁은 난리가 났다. 막내 며느리가 미쳐서 미친 행동을 하고 있으니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럴 때 악령을 축출하는 일에 훈련된 목회자가 빛을 발하는 법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 김경연은 머릿속에서 들려오는대로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대변을 보지 않고 바닥에 보았다. 그렇게 하고나서 정신이 들어 깜짝 놀라 뒷정리를 하는데, 냄새가 이미 집안 구석 구석까지 퍼졌고 그런 모습을 지켜본 시댁 식구들은 안되겠다고 어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라고 야단들이다.
남편은 김경연을 데리고 병원으로 간다. 누구와도 눈을 맞추지 못하고 극도로 불안해하는 부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남편은 그 힘든 상황을 견디는 것 같았다. 의사 분이 묻는다. "지금 뭐가 제일 하고 싶습니까?"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어 말을 한다. "쉬고 싶어요." 이 말은 바로 귀신이 주는 대답일 것이다. 지키고 피곤하고 두렵게 만들어 놓고 이제는 쉬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나 혼자 내 버려 두라는 의미인데, 악령에 잡힌 사람의 특징은 만사를 싫어하고 그저 혼자 있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의사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었을까? 다시 남편 누나 집으로 돌아왔지만, 악령이 주는 죽음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악령은 "이제 너는 죽을 것이다" 라고 위협하니 정말 죽는 줄 아는 것이다.
시누 형님이 씻어다 주는 방울 토마토를 먹으려고 했더니 악령이 먹으면 죽는다! 고 협박한다. 그러니 먹을 수가 없어서 가만히 바라만 본다. 이렇게 악령은 거짓말장이임과 동시에, 도적질하고 죽이고자 하는 도적놈에 살인자이다 (요 8:44, 10:10). 정해순이란 무당하다 예수께로 돌아왔던 성도 역시 간증에서 귀에서 계속해서 귀신의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징소리, 피리 소리, 장구 소리 등등만 아니라, 자동차가 획획 지나다니는 큰 대로변에서 "얼른 건너가!" 라고 재촉하기도 하고, "지금 건너가면 죽잖아?" 라고 하면, "안 죽어! 건너 가!" 라고 말을 하기도 하고 몇 층 높이 건물 베란다에서 "얼른 뛰어 내려!"라고 명령하기도 하는 등 귀신은 사람을 죽이고자 사람에게 침투해서 온갖 수작을 다 벌이는 것이다. 축사할 때 귀신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역시 "이 년을 죽이고 이 가족들을 다 죽이려고 들어왔는데, 억울하다"고 탄식을 하며 나가기도 한다.
다시 김경연 님의 간증에로 돌아가서, 방울 토마토를 먹지 못했던 그날 밤 무슨 일인지 후에 기억에 남지는 않았으나 큰 소리로 악! 하고 깊은 밤중에 괴성을 지르며 비명 소리를 냈다. 눈을 1분 1초도 감을 수 없는 무서운 밤이었다. 가족이 다 잠든 사이 그 자매 혼자 죽음의 공포 속에서 비명을 질렀는데 옆집 아저씨가 그 비명을 듣고 놀라 달려 나왔다고 한다. 그 다음날 시누 형님은 (남편의 누님) 천주교인들을 불러놓고 김경연에게 붙은 악령을 쫓아내야 한다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엎어놓고 손을 대고 한 목소리로 무엇이라 하였단다 (17).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무엇을 생각할 힘도 없었으며, 머릿속에는 공포와 두려움만 가득할 뿐이었다.
남편은 다시 김경연을 집으로 데려와서 군에서 제대한 자기 큰 조카에게 지키라고 하고 회사로 출근을 했다. 며칠이 지나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자다가 눈을 살며시 떠보니 시누 형님이 준 십자가가 보인다. 남편이 그것을 벽에 걸어두었을 것이다. 김경연은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하나님, 영호가 똥오줌 가릴 때까지만 저를 살게 해 주세요" 라고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말했다. 그때 뿌연 무엇인가가 걷히고 맑은 머리로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18). 정신을 차린 그녀는 큰 조카에게 형님 집에 가서 젖먹이 막내아들 영호를 데리러 가자고 해서 같이 가서 데리고 왔다.
"남편은 하나님을 믿지 말라고 했지만 하나님은 또렷이 내 마음속에 계셨다. 교회에 다녀서 미쳤지만 내 마음속에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18). 이 김경연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교회에 다녔기에 미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간 잠복해 있던 악령이 교회에 가니 자기 정체를 드러낸 것에 불과하였다. 교회란 영적으로 악령에게는 치명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성령께서 내주하시는 성도들의 모임 장소이기에 그곳에서 악령은 자기 정체가 폭로되고 축출되는 위험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사할 때 보면, 귀신이 늘 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나가!"라고 소리치면, "난 여기가 좋은데, 나가고 싶지 않은데. . ." 뭐 이런 이야기를 늘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김경연은 개포동으로 이사를 갔다. 그녀는 마음 속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생각에 남편에게 성당에 가 보고 싶다고 했다. 당시 교회에는 다시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목사님의 냉랭하고 차가웠던 모습과 교회 어떤 여성분이 전화를 해서 자신이 미쳤는지 여부를 확인하던 모습들이 큰 상처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낮에 아무도 없는 성당에 갔다. 그 느낌은 "너무나 좋았다"는 것이다 (19). 다음 날 그런데 남편이 출근한 후에 그녀의 증세는 또 다시 시작되었다. 머릿속에 쉬지 않고 들려오는 말이 그녀를 조롱하기 시작했고, 두려움과 무서움, 공포가 밀려왔다. 이번에는 남편이 금방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에 갔다 와서는 자기 누님을 불러 김경연을 지키게 했다. 그리고는 이제 다시는 하나님을 찾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남편의 말에 순종했고 정말 죽을 때가 되면 하나님께 가리라고 생각하고 하나님을 잊고 살았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다. 어떻게 수 많은 교회와 목사 전도사들이 있는데도 이렇게 악령에 고통당하는 한 여인을 사망의 그늘 고통 속에 방치할 수 있는가? 아니 왜 교회는 스스로 찾아 나온 가련한 여인의 영적 증세를 제대로 판단하고 치유해 주지 못했던가? 그 교회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든 교회의 책임이 아닐까?
큰 아이 수능일이 5일 남은 날, 엄마로서 아이에게 아무 것도 해 준 것이 없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다. 다른 엄마들은 절이나 교회 성당 등 어디라도 다니면서 공을 드리는데 자기는 아무 것도 못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에 미치자 "나도 하나님께 기도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다시 성당을 찾았다. 10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다. 4일간 기도한 후 수능 보는 날 아침 그녀는 아들에게 "태규야! 엄마가 시험보러 가는 날 네게 해 줄 말은 이것밖에 없어. 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하나님!' 하고 찍어!" 라고 했다. 아들의 성적이 낮아서 그렇게 하나님을 부르고 찍으면 꼭 들어주실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 수능 보는 날에 그년느 성당에 가서 기도하는데 눈물히 줄줄 흘러내렸다. 그날 수녀님이 기도하는 학부모들을 데리고 성당 안에 걸려있는 예수님을 사진들을 보면서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가시기까지 일어났던 일을 설명해 주어, 처음으로 예수님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다. 학부모들 중에 아무도 눈물 흘리는 자가 없었지만, 혼자 그녀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계속 울었다 (20). 그날 저녁이다. 기도 중에 또 다시 악령들이 그녀를 덮었다. 세 번째였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남편은 또 그녀가 하나님을 믿다가 이상해졌으니 아이들과 함께 걱정과 두려움, 긴장감 속에서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하나님을 믿다가 이상해졌다는 진술은 틀린 생각이다.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잠복해 있던 악령들이 다시 제 모습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성당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찾는 그 사실 때문에 악령은 난폭하게 자기 정체를 드러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때에 조금이라도 영적인 지식이 있었더라면, 그 위대하신 예수님을 알았더라면, "크시고 위대하신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령하노니, 이 더러운 악령들아, 내 몸에서 모조리 당장 떠나가라!" 라고 소리쳐서 악령들을 쳐서 물리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일단 들어와서 또아리를 틀고 견고한 진을 구축한 악령들은 쉽게 떠나가지 않는다. 악령은 혼자가 아니라 대개는 무리지어 움직이고 무리지어 사람 속에 거한다. 그래서 오래 악령에게 사로잡힌 사람일수록 축출이 어렵다고 통상적으로 말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종류의 악령인지, 그러니까 큰 놈인지 조무래기들인지에 따라서도 상황이 달라진다. 철저한 회개와 하나님의 연단의 때 징벌의 때가 끝날 때 비로서 악령은 떠나간다고 할 수 있다.
김경연의 머릿속에는 1분 1초도 쉬지 않고 두려움과 공포를 주는 악령들의 말이 들려왔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 것이었다. 악령들에게서 들려오는 말을 아예 입밖에 내지 않았다. 가족들이 하나님을 믿다가 그렇게 됐다고 할까 봐, 또 나 때문에 가족들이 하나님을 싫어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두려움에 떨었다. 잘 수가 없다는 사실이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21). 무려 1주일 동안이나 1분 1초도 눈을 감아 보지 못했다. 악령이 그녀를 붙잡고 재우지를 않는다. 그녀 몸에서 온기가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무 것도 먹지 않는 부인을 위해 죽을 사와서 먹이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먹는 것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들려오는 무서운 말 때문에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대소변도 볼 수가 없다. 그녀는 변기에서 수없이 앉았다 섰다 했다. 또한 집에 있었지만 고개를 들어 창밖을 일주일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화장실 갈 때도, 식탁에 앉아 있을 때도 식구들의 부축을 받아 바닥만 쳐다보고 다녔다. 그녀는 말하길, 자기가 그 무서운 공포 속에서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온몸은 차갑게 식어갔지만 가슴 한가운데는 너무도 뜨거웠기 때문이란다 (22). 그래서 그녀는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가질 수가 있었단다.
악령의 소리는 쉬지 않고 들려온다. 새벽에는 환상을 보았는데 무당집이 보이고 방에는 무당집에 있는 물건들이 보이고, 무당은 무당 옷을 입고 지휘봉 같은 나무 막대기를 힘껏 내 던지고 있었다 (23). 너무 추워 남편에게 춥다고 하니 남편이 발을 만져보고는 깜짝 놀란다. 그녀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그녀 몸은 축 늘어졌다.
그제서야 남편은 자기 부인의 몸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알게 된 듯 했다. 식구들이 하나님을 싫어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은 그녀의 증세가 얼마나 좋지 않은지 병원에 가야 할 상황인지를 몰랐던 것이다. 남편이 다음 날 아침 일찍 병원으로 데려 갔지만, 거기서 무엇을 하겠는가? 악령은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 두려움과 공포를 더하고 있었다. "네가 눈동자를 좌우로 돌리면 네 아들은 죽을 것이다"라고 위협하였다. 그래서 차를 타고 가면서도 눈동자조차 돌리지를 못했다. 차가 우회전, 좌회전 하면 자동적으로 눈동자가 옆으로 돌아가는데 아들이 죽을까봐 김경연은 눈동자를 돌리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렇게 하니 금방 눈이 따가와졌다. 병원 앞에 도착하니 불에 타는 냄새가 코에 진동한다. 악령은 "네 남편 회사가 지금 불에 타서 다 없어졌다"고 두려움을 주었다.
남편은 "이제 다시는 하나님 믿지 마!" 라고 명령하고 다짐을 받는다. 그 즈음에 일원동 친구가 전화를 해서 아팠던 이야기를 조금 꺼내고 "이제 하나님 못 믿겠어" 하니 "언니, 그래도 하나님 믿어야 돼"라고 말한다. 친구의 그 말이 마음을 찌른다. 그래서 "그래" 하면서 다시 하나님을 믿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한다.
다음 날 길에서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다. 그녀가 "집 앞에 있는 교회의 새벽기도에 한 번만 가 보세요. 아무것도 몰라도 가서 앉았다 오기만 해도 하나님이 알게 해 주실 거예요. 그리고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실 거예요. 꼭 집 앞 교회의 새벽기도에 나가 보세요"라고 했다. 그리고 시편을 읽어 보라고 했다. 어떻게 이 알지도 못하는 아주머니는 김경연의 모습을 보고 영적으로 아주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었기에 이렇게 권면했을 것이다. 하나님이 꼭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주신다는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수능을 본 아이가 대학에 합격하는 일, 자기도 남들처럼 하나님을 믿고 싶은 이 소원, 이것이 자기의 소원이었다. 자기는 정말 교회가 싫은데 그래도 하나님이 한 가지 소원을 꼭 들어주신다는 말에 기운을 얻어 교회 새벽기도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25).
남편 몰래 어떻게 새벽에 집을 빠져 나갈지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잠을 자려고 누웠어도 밤새 한 잠도 잘 수가 없었다. 남편 때문에 알람도 맞출 수가 없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하고 새벽기도에 갔다. 설교 말씀도 찬송도 그녀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냥 앉아 있다가 돌아왔다. 그냥 앉아 있다가 오기만 해도 하나님이 알게 해주신다고 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실망을 하고 있던 차에 문득 "새벽에는 남편 때문에 교회 가기 어려우니 낮에 가자. 아무도 모르게 모래 낮에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6). 그래서 낮에 다시 새벽에 갔던 교회를 갔다. 그런데 교회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다. 속이 얼마나 상하는지 모른다.
속상한 마음으로 집에 와서 힘없이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내가 언니 집에 놀러갈 때 영동교회를 봤는데 그 교회에 가봐. 우리 교회에 오라고 하고 싶지만 너무 머니까 영동교회가 괜찮은 것 같아"라고 했다. 그래서 그 길로 영동교회로 가니 문이 열려 있어 교회에서 하나님께 처음으로 마음을 토로하며 기도했다. 기도하는 법을 몰라, 그냥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듯 하나님께 털어 놓는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그렇게 아무도 몰래 낮에 교회에 가서 기도하는 일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지속했다. 친구에게 교회에 가서 기도한다고 하니, "언니 기도만 하면 안 돼. 말씀과 기도가 함께 가야 해. 그리고 기도할 때 마지막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해야 해"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그녀는 찬송가를 부를 줄 모르니 그냥 찬송가를 읽고 성경 한 장을 읽고 기도를 드린다 (28). 그렇게 날마다 자기 아픈 마음만 하나님께 이야기하는데 몇 주가 지나서 하나님 앞에 빈손으로 오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언니, 교회에는 착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야. 누가 돈을 가져가버릴 수도 있어"라고 한다. 그래도 하나님께 꼭 헌금을 드리고 싶어 "저는 교회에 나올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몰래 다니는 사람입니다"라고 적고 휜 종이에 1만원을 넣고 접어 설교 강단에 올려 두었다.
그렇게 하고 계속 기도를 하러 다니는데, 어느 날 교회에 가니 교회 분들이 많이 있고 목사님이 그녀를 보고 헌금을 누가 놔두고 갔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심방을 가도 되겠냐고 묻는다. 그래서 낮에는 집에 아무도 없으니 "예"라고 대답했다. 목사님이 심방을 다녀 간 다음 이제 교회에 정식으로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남편이 어떻게 나올지 두렵고 무서웠다. 그래도 그간의 일들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펄쩍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 세 번이나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때마다 미쳤는데 또 다시 하나님을 믿겠다고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 남편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녀는 지지 않고 "나 두 달 동안 낮에 다녔었어. 그런데 지금 안 미쳤잖아. 나 교회에 보내 줘." "이제 한 번만 더 미치면 너를 갖다 버릴 거야"라고 화를 내며 악을 썼지만, 아무 변명도 아니하고 있었다. 남편은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했음인지 "네 마음대로 해라"고 악을 썼다.
정식으로 교인이 된지 2주쯤 지나 문득 새벽기도를 드리고 싶어 남편 몰래 밤을 지새우ㅅ다시피하여 새벽기도를 가려고 일어났다. 그 때 "하나님 제가 새벽기도 다녀올 때까지 남편이 일어나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현관문을 나서는데 너무 무섭다. 순간 악령이 그녀를 덮였다. 너무 무서워 바닥에 자기도 모르게 철퍼덕 주저앉으며 "하나님!" 하고 불렀다. 그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경연아, 하나님을 믿어라!" 하시는데 그녀를 덮친 악령이 떠나는 것을 체험했다. 그날 이후로는 악령이 찾아오지 않았다.
누가 축출해 준 것도 아닌데, 김경연은 이렇게 고통 중에 하나님을 불렀고 하나님은 그녀에게 응답하사 악령을 몰아내어 주셨다. 김경연님의 간증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딸을 택하셨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남편은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라 조금만 부스럭거려도 아는데 일주일째 새벽기도를 몰래 단녔다.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면서 그렇게 일주일을 다니니 그녀도 지쳐 버렸다. 그래서 이제 남편에게 허락을 받고 다녀야겠다고 결심한다. 남편은 교회 간다고 할 때보다 더 난리를 쳤다. "이제 정말 미쳐가는구나!" 아무 대꾸도 아니하고 그저 하나님 남편의 마음을 만져 주세요 라고 기도한다. 남편은 이번에도 "네 멋대로 해라"고 허락 아닌 허락을 했다. 그렇게 신앙생활은 시작되었다.
김경연 1년 6개월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정한 오후 시간에 하나님을 찾았다. 하나님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눈물을 쏟고 아픈 마음을 쏟는 것이었다 (34). 하나님을 부르며 우는 것이 그녀 기도의 전부였다. 하나님은 환상을 통해 그녀의 모습을 하나님의 종으로 부르셔서 그분의 발 앞에 엎드리게 하셨다 (35).
이제까지 김경연은 자기 생각은 항상 옳고 정당하다고 확신하며 살아왔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진 일이 없이 살았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고 나니 남편이 다시 보이게 되었다. 내가 항상 이겨야 할 사람으로 생각했던 남편인데 이제보니 말이 없던 남편의 마음은 그녀로 인하여 상처가 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끄시는대로 남편에게 사랑과 순종으로 나아가자 남편은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이렇게 남편의 상처가 치유되고 가정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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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혹은 귀신이란 무엇인가? 혹자는 혹은 동양 사고에서는 죽은 자의 영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성경적으로 타락한 천사로 봄이 적절하다. 그 특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존재라는 것이고, 인간에게 침입해서 도적질하고 공포를 야기시키고 절망 낙담 질병을 야기시키고 죽이고자 하는 놈이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을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저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저가 거짓말장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니라 (요한복음 8:44).
도적이 (악령)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예수님)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요한복음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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