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북) 왕들은 여로보암 1세가 창건한 이래로 여러 번의 쿠데타로 정권이 바뀝니다. 이는 저들이 하나님이 인정하는 합법성을 결여했기 때문이고, 반면 유다 왕국은 (남) 다윗 후손이 영영 통치하리라는 다윗 언약에 근거해서 쿠데타 모의가 심정적으로 (사상적으로) 불가능했기에 북에서 내려온 여호사밧의 며느리 아달리아의 경우를 제하면 쿠데타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주 예루살렘 성전 예배에서 다윗 언약 사상이 설교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백성들이 다윗과 그 후손을 택하여 왕으로 세웠다는 신앙이 깊이 뿌리내렸겠지요. 그리고 주전 586년에 바벨론에 유다가 망한 후에는 언제부터인가 사 9:6, 11:1, 10, 렘 23:5, 33:15, 호 3:5, 겔 37:24 등에 근거해서 다윗 후손이 일어나 무너진 다윗 왕국을 재건하고 (암 9:11-12) 이스라엘을 공과 의로 통치하며 이방인들의 압제에서 건져내고 세상을 통치하리라 (시 2:8-9, 72:8이하) 기대하면서 그 다윗 후손을 메시아라 칭하였지요. 다윗 왕국이 건재할 때는 현직 왕이 "메시아"라 지칭되었다면 멸망 이후에는 장차 올 다윗 후손 왕을 메시아라 부른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다윗 후손 예수께서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나셨고 그가 세례를 받고 하늘나라 복음을 선포하심으로 메시아로서의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당대 유대인들이 기대하던 바와는 달리 로마인들의 압제에서 나라를 건져내려는 노력은 없고 그저 어부 출신, 세리 출신, 갈릴리 촌 사람들 몇 골라 데리고 제자들이라 부르고 다니면서 복음을 전파하고 귀신을 축출하고 질병을 고쳐주는 일에만 열중합니다. 그리고 예루살렘 당대 종교 지도자들이 가르치는 율법 준수는 귀담아 듣지도 않고 안식일에 질병을 고치는가 하면 밀 이삭을 제자들이 안식일에 잘라 먹어도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면서 방관하며, 당대 지도자들이 보기에 율법을 준수하지 않는 자들 곧 저들이 "죄인들"이라 불렀던 땅의 백성과 친하게 어울리고 같이 식사를 하는 등 당대 유대교 입장에 반하는 행동들로 저들의 분노를 촉발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고 하나님과 동등된다고 신성모독적인 언행을 하기도 하였으며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자기에게 있다고 하나님의 신성을 주장한다고 당대 지도자들의 눈에 이단적 사상가로 낙인이 찍혀 십자가에 처형을 당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왜 당대인들의 기대처럼 정치 군사적 영웅으로 무너진 다윗 왕국을 재건하지 않고 허무하게 십자가에 처형을 당하였던가? 그래서 그는 기적들도 행하고 선지자로 인정은 받았으나 다윗 후손 왕 메시아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소수의 유대인들만 그를 메시아로 인정하고 믿었습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바울 사도는 롬 9-11장에서 이스라엘의 장래 문제를 다루는데 거기서 사도 바울은 유대인들이 저렇게 대다수가 자신들의 메시아를 배척하고 멸망의 길을 걷는 현실에 대해서 논의합니다. 바울은 아브라함 때로부터 시작해서 이스라엘 역사 내내 항상 구원의 역사의 흐름에서 오직 "남은 자만" 구원에 이른다는 주장을 합니다. 주님을 배척한 유대인들이 다수였던 것은 이전에도 남은 자만 구원받았다면 그 때도 그러했기 때문이라는 답입니다. 장차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 당대 유대인들이 정치 군사적 영웅을 기대했기에 정작 오셨던 자기들의 메시아는 알아보지 못하고 십자가에 처형시켜 버렸다면, 왜 그런 판단 오착에 빠졌던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대인들은 앞에 지적했던 메시아 구절들을 근거로 다윗 후손 메시아를 기대했는데 저들은 구약의 예언들을 문자적으로 이해하였고 특히 사 53장이나 이사야 후반부에서 언급된 야웨의 고난당하는 종을 유대인 자신들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사 52:13-53장을 제하고 소위 야웨의 종의 노래들이라 불리는 사 42:1-4, 49:1-6, 50:4-9 등만 본다면 유대인들이 자신들을 야웨의 종이라고 이해한 것은 근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 53장에서는 야웨의 종이 자신의 고난을 통해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고 대속적 죽음을 당하는데, 분명 한 개인의 죽음을 말하고 있음에도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에게 핍박당하는 의로운 유대인들을 상징한다고만 이해했을 뿐 레위기의 속죄제가 한 사람의 대속적 죽음으로 구현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속죄 죽음을 통해 의롭다 함을 얻으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야웨의 종의 노래들에서 "종"은 분명 이스라엘입니다. 그런데 그 종은 이스라엘이란 집단에서 한 개인에게로 유동적으로 묘사됩니다. 이스라엘이 야웨의 종이지만, 동시에 사 53장에서는 한 개인이 야웨의 종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런 유동성 때문에 유대인들이 제대로 해석을 못했는데, 야웨의 종인 이스라엘이 집단적으로 모두 그분의 뜻에서 벗어나 실패하였지만 그 중에 남은 자로 오신 다윗 후손 예수께서 진정한 야웨의 종으로서 자기 목숨을 대속 제물로 바쳐 많은 사람을 대신함으로 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롭게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유대인들은 구약 메시아 예언들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바람에 다윗 같은 위대한 지도자가 나타나 무너진 다윗 왕국을 재건하고 유대인들을 이방인들의 손에서 건져내며 (주전 586년부터 주님 당대까지 바벨론, 페르시아, 헬라, 로마 등이 번갈아 500년 이상 유대인을 통치함; 다만 주전 143-63년까지 마카비 형제들의 게릴라 전쟁으로 당대 자신들을 지배하던 마케도냐 인들의 셀루쿠스 왕조를 물리치고 하스모니아 왕조를 세워 독립을 이룬 일이 있음) 세상을 통치하리라 기대했습니다.
여하간 유대인들의 구약 메시아 예언 해석에서 잘못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구약 선지자들이 미래 메시아에 대해서 예언할 때 그 당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미래사를 묘사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예언의 시대적 한계입니다. 그 당대의 관례들이나 지리적 배경을 통해서 미래사를 묘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메시아 예언들이 유대적이고 구약적입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 발생할 사건들이 구약적이고 유대적일 수만은 없습니다. 실제로 구약 메시아 예언들은 예수님에 의해 그리고 교회에 의해 현재 성취 도중에 있는데 재림까지 모두 성취됩니다. 다윗 왕국은 행 15:16에 의하면 이미 주님의 초림 때 일어난 십자가, 부활 사건으로 재건되어 그 안으로 남은 자들이 들어오고 있으며, 주님은 부활 승천 이후에 다윗 후손 메시아 왕으로 통치를 시작하여 지금도 통치하고 있습니다. 롬 1:3-4, 계 1:5, 2:26, 3:21, 5:5-6, 17:14, 19:16, 20:4-6 등이 그 점을 분명하게 지시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선포한 그 하나님의 나라는 곧 하나님의 통치권, 왕권을 무엇보다 지시하는데, 그 하나님의 통치가 승천하신 주님이 메시아 왕으로 즉위하심으로 성령님을 보내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하나님의 나라가 사람들이 말하는 천년왕국의 실상입니다. 그것은 또한 재건된 다윗 왕국의 통치 실제입니다. 다시 말해 메시아 예언들이 예고한 재건된 다윗 왕국의 세계 통치는 바로 복음과 성령님에 의한 영적 통치를 지시합니다. 이렇게 구약 메시아 예언의 겉옷과 알맹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재림 이후에 지상에 천년왕국이 재건된다고 주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구속사의 변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저 중동의 이스라엘이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주장하게 되고, 저들이 재림 직전에 대거 개종하리라고 잘못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혹자가 롬 11:25-26 혹은 롬 11:1, 12, 15 등에 근거해서 장차 재림 직전에 유대인들이 대거 집단으로 개종해서 주님을 믿으리라고 기대하기도 하지만 그런 시나리오는 남은 자의 원리에 어긋납니다. 그리고 재림 직전에 살게 될 그 유대인들에게만 특별한 은총을 베풀 아무런 이유도 없고 복음은 그렇게 무시당해야 할 어떤 것도 아닙니다. 신학이라는 여러 사상들이 있지만, 바로 배우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수박 겉핥기가 되어 강단에서 자신이 없이 피상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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