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과 시사

“4·15 총선 때 비밀사무소 운영”

중일사랑 2021. 8. 1. 23:46

허겸 기자

[워싱턴 중앙일보] 발행 2021/07/31 미주판 1면 입력 2021/07/30

 

중앙선관위 협조 공문 입수 보도
메인서버 최고관리자 ID·PW 유기
“이미지 실추” 운운 하태경 뭇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는 작년 4·15 총선을 전후해 외부사무소를 적어도 9곳 이상 운영했고 서버 전용회선까지 갖춘 정황이 포착됐다.

공직선거법상 근거가 없는 일종의 비밀사무소 형태였지만 선관위는 메인서버에 접속할 전용회선까지 통신사에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선거감시 활동을 벌여온 유튜브채널 바실리아TV와 미디어A는 30일(한국시간) 공병호TV와 함께 한 방송에서 중앙선관위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KT에 선관위 서버 전용선을 외부 사무소 9곳으로 연장 신청하는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폭로했다.

바실리아TV의 조슈아 대표는 “서버를 관리하는 곳으로 알려진 선관위 관악청사 인근 쓰레기장에서 입수한 문건들 중에 KT에 보낸 공문이 있었다”고 문건 입수 경위를 설명하고, 노원구 선관위에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버려진 선관위 공문

공문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2020년 2월17일(월)부터 4월17일(금)까지 사용기한을 명시하면서 노원구 선관위와 노원구 선관위 임시사무소 간의 전용회선 1회선과 L3 스위치의 임차를 요구했다. 기간이 끝난 뒤 해지 처리해달라는 요청도 포함했다.

임시 사무소 건물


정보통신용어해설집에 따르면 L3 스위치는 L2 스위치와 기본 구성과 기능이 동일하지만, 라우팅(Routing) 기능을 포함한다. 조슈아 대표는 “9장의 문건으로 미루어 임시사무소가 9곳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선거구마다 한곳씩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디어A 옥은호 대표는 “선관위가 총선 이후 상당한 문서를 파쇄하거나 일반 쓰레기로 내다 버리며 은폐하려 했다”며 “더군다나 직원도 많지 않고 동사무소 또는 시청, 구청 사무실을 사용 가능한 국가기관이 3-4개월 동안 잘 보이지 않는 공간에 임시사무소를 차려서 전용회선까지 연결한 데다 공문서를 보관하지 않고 파기한 것부터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병호 박사는 “멀쩡한 일이면 본 오피스에서 해야지 왜 비밀 아지트를 만드나”라며 “위성 오피스(Satellite office)를 설치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썩은 악취가 난다”고 지적했다.

바실리아TV와 미디어A에 따르면 선관위 비밀오피스는 지역선관위에서 대부분 약 200-300m 떨어진 곳에 자리해 있었다. 선관위 부근에도 빈 임대공간이 있었지만 굳이 어느 정도 간격을 띄운 곳에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건물 관계자들은 “선관위가 입주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현장을 방문한 미디어A 측에 말했다.

워싱턴중앙일보가 국가법령 정보센터로 검색한 결과 선관위 임시사무소 설치에 관한 법령은 검색되지 않았다.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기구에 관한 규칙 제2조(2012년 마지막 개정)의 ③은 센터·부 및 소의 설치와 사무분장에 관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훈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임시사무소(所)의 설치에 관한 훈령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같은 규칙 제11조는 ②에서 전자선거 관리(10)와 전자선거 장비 개발 및 운영(11)은 선거국장, 10조 ②에서 정보시스템 통합관제 및 관리는 정보자료국장의 권한과 책임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검찰의 참고인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파쇄되지 않은 채로 버려진 선관위 문서 중에는 선관위 메인 서버에 접속하는 최고관리자의 ID와 비밀번호(PW)가 고스란히 담긴 문건이 포함돼 부실 선거관리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 사실은 한 메이저방송사가 단독 취재한다며 외부 공개를 말아 달라고 문건을 입수한 바실리아TV 등에 요청했지만, 시간만 흘려보내고 끝내 보도하지 않자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보도하지 않고 뭉갠 메이저방송이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다.

방송 진행자들은 “임시사무소에서 전용선으로 메인서버에 접속하면 어떤 조작과 장난도 가능하다”며 “임시사무소에서 접속한 로그기록이 있는지, 삭제한 것이 있는지, 추가 아이디가 외부 누구에게 발급됐는지, 메인서버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포렌식 감식이 시급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질타도 있었다. 진행자들은 하태경 의원이 29일 대선후보 간담회에서 “선거무효소송은 선거불복처럼 보여질 수 있어 당의 이미지가 실추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낙선운동을 해야 할 정도”라고 응수했다. 하태경 의원의 발언을 전한 기사들에는 30일 현재 어림잡아 90% 이상 비난하는 댓글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네티즌 박OO는 “이미 증거가 다 나와 있는데 왜 하태경은 더불어민주당이 원하는 것을 대신해주나”라며 “거짓 OO와 말 두 마리로 탄핵한 자들이 선거부정 증거가 나왔는데도 그냥 넘어가자는 게 무슨 말이냐”라고 쏘아붙였다.

아이디 OK OOO를 쓰는 네티즌도 “주사파 운동권 출신의 하태경 당신이 불법을 감추려고 애쓰는 모습이 가증스럽다”며 “불법선거 증거를 국민들은 다 아는데 하태경만 모른다면 대통령 출마 자격도 없다. 문재인 당으로 가서 같이 뭉쳐라”라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선 결정을 꼬집었다.

공병호 박사는 “박근혜한테는 그렇게 엄격한 이들이 선거부정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관대하냐 이 얘기”라며 “국민주권을 탈취하고 국기를 파괴하며 헌법을 유린하는 그런 선거부정 증거들을 눈감고 못 본 척하자는 의견을 가진 자가 정치인이 되어선 절대 안 된다. 좌파 도우미 정치꾼은 제거돼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건넸다.

 

절단기로 절단된 사전 투표지 (투표지가 말함: "나는 프린터기 출력이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