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승만 박사는 1899년 22세의 나이로 한성 감옥에서 손목에는 수갑, 다리에는 족쇄, 그리고 목에는 10kg의 무거운 칼을 쓰고 조만간 처형될지도 모른다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그토록 배척했던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혁명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영문으로 된 <투옥 경위서>에는 이런 고백의 글을 썼다.
어느 날 무심결에 처음으로 하나님을 불러보고 자신과 나라를 위해 기도를 했는데 금방 감방이 빛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고 나의 마음에는 기쁨이 넘치는 평안이 깃들면서 나는 완전히 변한 사람이 되었다 (젊은 날의 이승만)
바로 그날 그 순간 이승만은 하나님은 분명 존재하며 특히 자신의 기도를 즉각 들어 주셨다는 사실을 확인 했으며 또한 그 순간에 성령 체험을 한 것이다. 그날 이후 그는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하나님께 의지했다.
2.
1948년 5월 31일 역사적인 제헌 국회 본 회의록에는 이런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당시 이승만 박사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대한민국 독립 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은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늘을 당해가지고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먼저 우리가 다 성심으로 일어서서 하나님에게 우리가 감사를 드릴 터인데 이윤영 의원(목사) 나오셔서 간단한 말씀으로 하나님에게 기도를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일동 기립……
국회의원 전원을 다 일어서게 한 다음 이윤영 목사의 기도가 시작되었는데 그 기도 내용은 구구절절이 나라의 번영을 간구하는 기도였다.
이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의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이 민족을 돌아보시고 이 땅에 축복하셔서 감사에 넘치는 오늘이 있게 하심을 주님께 저희들은 성심으로 감사하나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민족의 고통과 호소를 들으시고 정의의 칼을 빼서 일제의 폭력을 굽히시사 하나님은 이제 세계만방의 양심을 움직이시고 또한 우리 민족의 염원을 들으심으로 이 기쁜 역사적 환희의 날을 이 시간에 우리에게 오게 하심은 하나님의 섭리가 세계만방에 현시하신 것으로 믿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이로부터 남북이 둘로 갈리어진 이 민족의 어려운 고통과 수치를 신원하여 주시고 우리 민족, 우리 동포가 손을 같이 잡고 웃으며 노래 부르는 날이 우리 앞에 속히 오기를 기도하나이다.
하나님이시여, 원치 아니한 민생의 도탄은 길면 길수록 이 땅에 악마의 권세가 확대되나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광은 이 땅에 오지 않을 수 없을 줄 저희들은 생각하나이다. 원컨대, 우리 조선독립과 함께 남북통일을 주시옵고 또한 민생의 복락과 아울러 세계평화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에 의지하여 저희들은 성스럽게 택함을 입어 가지고 글자 그대로 민족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그러하오나 우리들의 책임이 중차대한 것을 저희들은 느끼고 우리 자신이 진실로 무력한 것을 생각할 때 지와 인과 용과 모든 덕의 근원되시는 하나님께 이러한 요소를 저희들이 간구하나이다. 이제 이로부터 국회가 성립되어서 우리 민족의 염원이 되는 모든 세계만방이 주시하고 기다리는 우리의 모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며 또한 이로부터 우리의 완전 자주독립이 이 땅에 오며 자손만대에 빛나고 푸르른 역사를 저희들이 정하는 이 사업을 완수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 이 회의를 사회하시는 의장으로부터 모든 우리 의원 일동에게 건강을 주시옵고, 또한 여기서 양심의 정의와 위신을 가지고 이 업무를 완수하게 도와주시옵기를 기도하나이다. 역사의 첫걸음을 걷는 오늘의 우리의 환희와 감격에 넘치는 이 민족적 기쁨을 다 하나님에게 영광과 감사를 올리나이다.
이 모든 말씀을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 받들어 기도하나이다. 아 멘.
기도가 끝난 뒤 사건이 터졌다. 승려 출신 국회의원이 주동이 되어 역사적인 제헌국회 개회에서 모든 국회의원을 강제로 일어서게 해놓고 중립을 지켜야 할 의장이 기도를 강요한 것은 얼토당토 않는 일로서 이는 마땅히 이승만 의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들고 일어났다. 그 당시만 해도 국회의원 중에 기독교인이 가뭄에 콩 나듯이 과연 몇 명이나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이윤영 목사 (李允榮, 1890년 ~ 1975년) 일제 강점기 조선의 독립운동가, 교육자이며 기독교 감리교 목사, 대한민국의 목회자, 정치가. 본관은 단양이며, 평안북도 녕변군 출신이다. 호는 백사(白史).
3·1운동 때 독립선언 강연회를 갖고 시위를 하다가 피체되었고, 1940년대 창씨 개명 거부 및 한일 기독교 통합에 반대하여 목사 자격 정지를 받기도 했다. 해방 후 조만식 등과 건국준비위원회에 가담했다가 조선 민주당을 창당해 부당수로 활동했고, 월남후 총리 서리에 천거되기도 하였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국무총리에 지명되었으나 한민당의 인준부결로 낙마했다. 이후 세 번 더 국무총리에 지명되었으나 낙마했다.
3.
1952년 8월 15일 제2대 대통령 취임 실황녹음 테이프. 당시 국회의장 신익희씨의 사회 육성부터 그대로 옮겨본다.
지금부터 헌법 제54조 규정에 의해서 대통령의 선서를 하기 위한 국회를 개회합니다. 우리 삼천만이 존경하고 신임하는 이승만 박사가 이번에 대통령에 재선되셨습니다. 헌법규정에 의해서 취임에 기해서 국회에서 선서를 행하게 됐습니다. (박수소리)
박수를 받으며 선서대 앞으로 나온 이승만 박사는 갑자기 단상에서 사람을 찾았다.
“배은희 목사님 잠깐 나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대통령 선서를 할 순간에 이박사가 갑자기 목사님을 찾으니 장내가 웅성거리기 시작했으며 그 웅성거리는 소리가 약 10초간 진행되었다. 장내가 다소 진정되자 이박사의 음성이 나왔는데 그 녹음을 그대로 옮겨보면,
이 얘기는 순서에 없는 것인데 내가 특별히 요청해서 잠깐 하나님께 기도 말씀, 우리 다 모두 하나님 모르는 사람은 없는 것임네다. 이 석(자리)에 무슨 하나님을 각각 섬기는지 그 하나님께 잠깐 기도해 주세요.
그러자 다시 웅성거리는 소리가 잠깐 나다가 배 목사의 육성이 나왔다.
“다 같이 기도합시다.”
막 기도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박사의 음성이 나왔다. 분명 배 목사의 귀에다 대고 귓속말로 했는데 이 소리가 모깃소리같이 아주 약하게 녹음되어 있었다. 그 귓속말이
“간단하게 두어 마디만 해!”
물론 이 귓속말은 장내 마이크 방송에도 들리지 않았을 것이요, 또한 라디오 방송에서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직 이 녹음테이프를 재생해보는 사람만이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는 미세한 음성이었다.
그런데 이 날 이승만 박사가 배 목사에게 “간단하게 두어 마디만 해”라고 한 것은 이미 4년 전 제헌국회 개원식 때 탄핵을 몰릴 뻔한 사건을 염두에 두고 오늘 기도는 그야말로 간단하게 두어 마디만 하라고 미리 지침을 내린 것이다. 한편 이날 배 목사의 기도시간은 정확하게 50초가 걸렸다. 배 목사의 이날 기도는 장내분위기 때문인지 기도의 말이 이상한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날의 기도를 그대로 옮기면,
오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이 민족을 구원하신 하나님. 이 날은 저의 민족으로서 광복의 역사적인 날입니다. 제2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승만 박사로 하여금 하나님과 주권을 가진 국민 앞에서 선서식을 거행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원컨대 이 대통령에게 지혜와 총명을 더 하시고 민주우방으로 더불어 남북통일의 성업을 하루속히 완수케 하옵시며 상하양원으로 더불어 이 나라의 민주주의 백년대계를 완수케 하야 주시옵기를 바라옵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기도가 끝나자 다시 웅성거리는 소리가 약간 들렸다.
*배은희 목사 (裵恩希, 1888년~1966년) 장로교 목회자 출신의 대한민국 정치인. 일제 말기 신사 참배를 거부한 몇 안되는 목회자. 분열전 대한민국의 연합된 장로교단 총회장을 지냈다. 배은희 목사는 대한민국 제2대 국회의원이며, 대한국민당의 첫발기준비 위원장. 더불어, 배은희 목사는 초대 고시위원장 역임.
4.
낙동강 전투를 승리로 이끈 이승만 대통령의 구국기도회
임시수도를 부산으로 옮긴 이승만 대통령은 그 당시 영남지역의 목사들을 불러 모아 구국기도회를 가졌다. 그날의 구국기도회의 주된 내용은 미국 공군 B29 폭격기가 낙동강 전투에 작전을 할 수 있게끔, 우리나라 상공에서 계속되는 악천후의 날씨를 쾌청하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낙동강의 왜관전투와 다부동 전투의 승패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에 놓인 것이다.
목사들의 뜨거운 구국기도회가 끝나자 한국의 상공은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로 변하고 있었다. 이때를 기다린 B29 폭격기 99대가 오끼나와 기지를 이륙, 8월 16일 오전 11시 58분부터 12시 24분까지 불과 26분 동안 공산군 기지에 융단폭격을 감행함으로써 공산군의 낙동강 도강을 차단시켰다. 이 때 융단폭격 장면은 6.25 관련 TV 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만일 당시 B29 폭격기의 출격이 하루나 이틀만 늦었어도 낙동강 교두보는 무너졌으며 이 나라는 영영 공산국가로 변했을 것이다. 그만큼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구국기도회는 낙동강 전투에서 잊을 수 없는, 즉 풍전등화에 놓인 국가를 구해낸 위대한 기도모임이었다.
오늘날에도 나라의 어려움이 생기면 전 기독교인들이 구름 떼같이 모여 뜨거운 열정으로 통성기도회를 갖는 것도 그 시작은 이승만 대통령의 구국기도회가 효시가 된 것이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공식행사에서 각자 종교가 다른 반대편 사람들의 항의와 비웃음을 들어가면서도 하나님께 기도 올리는 순서를 강행하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은 틀림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천 번 만 번 확신했기 때문이다.
5.
1960년 이승만 대통령은 데모하는 대학생들이 더 이상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대통령직에서 하야했다. 하야 즉시 그가 평소 출석했던 정동 제일교회 예배에 참석,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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