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의 직접적 무력위협 만큼이나 위태한 타이완의 언론지형 2019년 6월 23일 타이완 수도 타이베이의 총통부앞 카이다거란대도 광장에는 35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반홍매反紅媒(붉은 공산매체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홍콩의 반공자유화 시위의 영향을 받은 타이완 시민들이 중국공산당의 지원을 받아 편파보도를 하는 언론매체들을 퇴출시키자면서 거리로 나온 것이다.
타이완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통일전선전술에서 친중언론매체는 중국에 대한 경계감을 누그러뜨리고 일국양제에 대한 긍정여론을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최초의 반공산주의 매체 시위인 반홍매反紅媒운동의 목표는 타이완 친중매체의 대표격인 왕왕그룹과 이를 감독해야 할 국가통신방송위원회 NCC 國家通訊傳播委員會였다.
타이완 언론지형을 크게 양분화 돼 있다. 친중 입장 일변도의 왕왕집단旺旺集團과 그 대척점에 서 있는 포모사Formosa 民視TV와 산리三立TV그룹이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타이완의 루퍼트 머독이라고 불리는 친중 차이옌밍의 왕왕집단旺旺集團이다. 중국시보집단의 대주주이며 홍콩아주전시의 3대주주로 타이완 홍콩의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차이옌밍은 타이완은 친중을 해야 하며 반공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왕왕집단旺旺集團은 차이옌밍이 이후 중스집단中時集團(중국시보그룹)을 합병해 왕중그룹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시보는 역사가 깊고 규모도 상당한 활자매체로 일찍이 2001년 9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Newslink Investment로부터 3718만 달러의 간접투자를 받게 되는데 Newslink Investment의 배후에는 중국자본이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중국시보는 《新華社》、《中新社》、《北京日報》같은 중국당국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매체들과 합작하고 있다. 중국시보는 중국에 사무소를 운영하는 것 외에도 매일 1만부 상당을 중국의 타이완관련 부서인 국태반国台办(国务院台湾事务办公室)과 중국진출 타이완 상인들에게 구독하도록 하고 있다.
타이완 롄허바오《聯合報》계열과 베이징 당국과의 관계도 밀접하다. 인민일보는 예전에 중공중앙정치국상임위원이며 전국정협주석 쟈칭린이 인민대회당에서 《聯合報》 사장 왕원빈 일행을 회견하도록 주선하기도 했는데, 《聯合報》계열도 중국자본의 침투가 심각하다. 《聯合報》가 합자하고 있는 중국자본은 중국베이다팡정공사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한 팡정과기공사다.
타이완의 TV 매체들은 인터넷매체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중국의 침투가 집요하다. 중국의 국영통신사인 신화사는 타이완의 한 방송사가 부채가 많고 자금여력에 약점이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해외에 등록한 사이트를 명의로 내세워 타이완 방송사에 5천만 달러를 지원했다. 버뮤다 비즈니스 TV투자유한공사는 홍콩특구에 설립된 중국자본의 회사다. 이 버뮤다 비즈니스 TV투자 유한공사는 중화인민공화국의 홍콩 특구자금으로 성립된 중국자본 회사다. TVBS의 회장인 량나이펑梁乃鹏은 1997년부터 2002년까지 홍콩특구의 방송사업관리국 주석을 지냈다.
2008년 3월 마잉쥬는 타이완대선에서 승리했고 국민당이 정권을 잡았다. 중국은 타이완 매체에 대한 침투를 강화했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왕왕집단이 타이완 매스미디어의 거물인 중국시보 문화집단을 인수한 것이다.
이 회사 회장 차이옌밍은 개인투자명의로 204억 NTD를 투자해 중시집단 산하의 중국시보, 공상시보, 시보주간, 중천전시中天電視와 중국전시中國電視공사를 인수했다. 이 가운데 중국시보는 창업 60년의 역사가 깊은 매체였는데 이로서 타이완매체의 판도는 일변했다. 차이옌밍은 중시집단을 스스로 중국공산당이 중시하는 자본임을 드러냈다. 그가 삼중, 즉 중국시보中時、중시中視TV、중천中天TV를 인수한 이후 수시로 중국 인사들을 초청해 참관하도록 했으며 바쁠 때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나 초청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늘 중국귀빈을 접대하느라 바빠 출근하더라도 매일 서류를 검토하는 것은 10분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민주정치제도에서 국민과 정부고관의 관계를 회사의 사장과 피고용인의 관계와 종종 비유했다. 사장이 마음에 안 들면 회사를 떠나라는 논리로 국민당 소속 마잉쥬馬英九 총통에 대한 비판기사를 막았다. 차이옌밍은 2008년 중국시보문화집단을 인수한 이후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만을 다루게 했다. 중국공산당이 인권탄압을 한다는 식의 보도에는 화를 냈다. 그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중국에 인권이 없다는 것은 왜곡이라면서 “스촨대지진 발생당시 중국은 대처를 잘했다. 미국 뉴올리언즈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엄습했을 때보다 나았는데 왜 인권이 없냐”고도 했다.
중시집단이 매체들은 중국 후진타오주석이 스촨복구를 조기에 완료했다는 성취를 집중 부각하기도 했다. 베이징 당국은 타이완 언론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2009년 12월 중국시보의 총편집 샤전夏珍은 중국당국이 불쾌할 만한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면직됐다.
또 친중매체의 경영주는 중국공산당의 의식을 직원에게 주입한다. 그 예가 동선東森tv의 홈쇼핑 채널인 동선더이거우東森得易購의 사장 량마리梁馬利다. 그는 중국공청단의 배경이 있으며 그의 부친은 중국공산군의 간부다. 그는 대놓고 관리직에게 모택동어록을 읽을 것을 권했다. 중국에서도 개혁개방이후 사라진 풍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몽테스키외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모든 전제국가의 교육목적은 모두 국민의 지적수준을 저하시키기 위한 것이다. 왕왕집단을 위시로 한 친중매체는 2020년 타이완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일국양제 방침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마치 한국의 언론사주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과 같은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9년 5월 10일 왕왕중시(旺旺中時)집단과 TVBS、중국시보中時、연합보聯合報등 타이완의 70개 매체의 대표가 베이징에서 열린 양안매체인베이징서밋兩岸媒體人北京峰會에 참석해 중국정협주석 왕양汪洋의 담화를 일방적으로 듣고 왔다. 왕양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타이완과의 평화통일과 일국양제를 실현하고 싶으며 타이완 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절대 타이완을 돕지 못할 것이라고 고압적으로 말했으며 중국공산당은 2020년 타이완대선을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타이완의 주권을 완전히 무시한 이 같은 왕양의 발언은 중국본토매체에 인용 보도됐는데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신속히 삭제됐다.
그런가 하면 2019년 6월 16일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중국의 공식적 양안 교류행사인 해협논단海峽論壇에는 왕왕집단 산하 중천中天TV의 여성앵커 황즈셴黃智賢이 참석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양안이 통일대업을 이뤄야 한다”는 중국공산당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해 타이완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왕왕집단 산하의 TV매체인 중천전시中天電視와 중국전시中國電視는 2020년 총통선거에서 국민당 후보 한궈위韩国瑜를 노골적으로 지지한다. 때문에 국민당 총통후보경선에 등판했던 폭스콘 회장 출신이며 부호 라이벌인 궈타이밍과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친중 일변도의 왕왕집단과 정반대로 극단적인 타이완 독립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일정범위안에서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의 반공스탠스와 협력하고 있는 언론매체는 Formosa 民視TV다. Formosa 民視TV의 회장 궈페이홍郭培宏은 극단적인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정치결사체인 희락도 연맹의 발기인이다. 희락도연맹은 타이완에서 중국의 색채를 아주 지우자는 입장으로 손문과 장개석도 부인할 정도다. 이 뿐만 아니라 중화민국의 中華도 국명에서 지우고 타이완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해서는 토쿄올림픽에도 타이완이란 국명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정명正名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은 희락도연맹의 정치이벤트에 심정적으로는 동조하지만 외교,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당원들에게 개인자격으로만 참석하도록 하고 있다. 희락도 연맹에는 궈페이홍뿐만 아니라 반공입장을 취하고 있는 전직 국민당 간부와 해외 화교사회의 실력자들이 대거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 방송사의 앵커 펑원정彭文正은 개인 유튜브 채널인 정경관불료政經關不了 True Voice of Taiwan을 운영하며 반중국적인 프로그램을 방송하는데 여기에는 미국에 망명한 중국부호 궈원구이郭文貴가 생방송 연결로 출연해 중국대륙의 부패와 시진핑 정권내에서 벌어지는 권력암투, 타이완, 홍콩정세에 관해 대담을 나누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