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

에루브 Eruv

중일사랑 2012. 3. 24. 09:14

에루브


에루브? 생소한 히브리어 단어입니다.

유대인들은 구약 오경의 법규 규정대로 살고자 하는 민족입니다. 그들에게 성전은 없습니다. 주후 70년 로마의 디도 장군이 이끄는 로마군에 의해 파괴당한 후, 더 이상 성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전이 사라진 후에 유대인들이 세계 각처로 흩어지는데, 물론 주전 722년 북왕국 이스라엘이 망한 이래로 앗시리아로 끌려가거나 주전 586년에 바벨론에 망한 후 바벨론으로 끌려가거나, 혹은 전쟁을 피해 애굽으로 피난을 가거나 혹은 스스로 생계를 위해 직장을 찾아 해외로 나간 유대인들이 많았습니다.

자기네 땅에서 추방당하거나 혹은 자의로 해외에 나간 유대인들은 끼리끼리 모여 살기 시작하는데 이는 자기들만의 음식법과 자기들만의 신앙생활을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저들은 성인 남자 10인 이상이 모이면 회당을 세웠습니다. 회당이란 회집처로서 유대인들이 모여서 기도하고 성경 낭송하고 예배드리는 장소입니다. 지금도 토요일 안식일에 모여서 예배를 드립니다.

정통파 유대인들은 오경의 법규들을 해석해서 지킬 수 있도록 규정해 놓은 탈뭇의 규정을 따라 살아가는데, 신약 성도들인 우리들이 은혜를 받아 말씀대로 지키며 살고자 하는 열심 이상으로 자기네 규정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합니다. "에루브"란 말은 그런 저들의 종교적 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데, 아이러니하게도 저들의 형식주의가 어느 정도인지도 잘 보여주는 말입니다.

'에루브'는 안식일과 연관되는 규정에서 나타납니다.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은 모든 다른 세속적인 날과 구분되는 거룩한 날입니다.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계명을 따라, 그리고 그 오경의 계명을 근거로 유대인 종교 지도자들이 (랍비라 칭함) 규정해 둔 39가지 일들을 피하고자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가운데 '에루브'란 관례가 생겨난 것입니다. 탈뭇에 규정을 따르자면, 안식일에는 여행이나 일, 돈을 쓰는 일, 자기 집에서 공공 영역으로 물건을 옮기지도 말아야 합니다.

집과 같은 사적인 장소에서 공공 영역으로 나르지 말아야 할 것들로는 집의 열쇠들, 기도서들, 지팡이 같은 의지용 물건들, 심지어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유아들까지도 나르지 말아야 합니다 (돈이나 핸드폰 같은 것은 아예 개인 영역에서도 사용이 금지됨). 그러나 그런 규정을 따라 안식일에 생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안식일에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집에 죽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방에서 누워 잠을 잘 수도 없는 일이고, 반드시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 회당은 집에서 안식일에 금지된 여행 거리인 2000큐빗 (약 1000미터) 저 너머에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랍비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에루브'란 것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저들이 고안해 낸 것은 규정을 어기지 않고 공공 영역에서 앞서 언급한 것들을 나를 수 있는 '에루브' 방법입니다. 이 '에루브' 장치를 통해서 거대한 구역을 (유대인들의 법규적 관점에서) 사적 영역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사적 구역 내에서는 앞서 언급된 운반 불가 품목들도 안식일에 얼마든지 옮길 수 있게 됩니다. 

                                                                     (맨하튼 지역의 '에루브' 구역)


에루브말은 '결합' 혹은 '혼합'이란 (mixing, combining) 의미인데, "영역들의 결합"의 (combining of domains; eruv hazerot) 줄임말입니다. 안식일 규정과 연관하여 '에루브'는 집과 같은 개인 영역과 공공 영역을 결합시켜, 안식일에 개인영역에서 공공 영역으로 나르는 것이 금지된 품목들을 규정을 깨지 않고 나를 수 있는 개인 영역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에루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드느냐? 하면 벽이나 울타리, 전봇대, 전선 등과 같이 이미 설치된 것들을 사용하기도 하고, 아니면 에루브 목적으로 새롭게 설치하는 전봇대 같은 기둥들과 그 위에 선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지역을 빙 둘러 전봇대 위에 낚싯줄을 올려서 한 구역을 빙 둘러 싸는 것입니다.

에루브는 말하자면 개인 영역을 상징적으로 표시하는 표지라고할수 있습니다.이 에루브 설치 지역 안에서는, 그 안에 사는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앞서 언급된 나르는 것이 금지된 품목들을 얼마든지 운반할수 있게 됩니다. 

유대교에서 공공 영역은 거리나 통로, 광장, 고속도록 등을 포함한 비-거주 지역들을 가리킵니다. 개인 영역이란 주택과 같은 거주 지역을 가리키는데, 원래는 담으로 둘러싸여, 주변의 공공 영역으로부터 차단 구분된 집을 의미했습니다.

어떤 지역이 개인 영역이라 간주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1) 적어도 약 3.6평방 미터 (12평방 피트) 이상이어야 하고, 2) 담이나 울타리 혹은 지형적으로 주변보다 낮거나 높거나 하는 식으로 분명하게 주변 구역과 구분되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지역의 하루 유동 인구가 60만명 이상이라면, 그 지역은 '에루브' 장치를 통해서 개인 구역으로 바꿀 수가 없다고 간주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뉴욕과 같은 도시에서는 단일 에루브 구역을 설정할 수가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또한 에루브는 서울을 예로 들자면, 한강이 도시를 관통하여 두 지역으로 나누어 버릴 때 그 나누어진 두 지역을 하나의 개인 지역으로 바꿀 수가 없습니다. 

Eruv_PATH.jpgeruv_Masonic_Temple.jpg

                이 그림들을 자세히 보면, 하얀 낚싯줄이 희미하게 보이죠?

에루브는 가능한 보이지 않게 설치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유대인들만 알겠지요? 자세히 찾아 보지 않으면 거기에 에루브 장치가 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에루브 장치는 비록 상징적인 표지이긴 해도,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건 담이나 울타리를 흉내내야 합니다. 울타리가 집 주변에 빙 둘러 쳐 있어도, 출입구가 있듯, 에루브 전선도 출입구를 가져야 합니다. 문설주 (문의 양편 기둥들) 꼭대기 위를 직접 통과하는 대들보가 있어야 출입구를 만들 수가 있듯, 낚싯줄을 그 위로 걸치는 그 기둥들은 문설주들이고, 두 기둥을 지나는 그 낚싯줄은 대들보를 상징한다 라고 규정을 하고, 에루브 출입구를 그런 식으로 만듭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눈 감고 아웅하는 식이고, 차라리 그러면 마음으로 우리는 에루브를 설치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유대인들은 진지한 마음입니다. 담이 튼튼하듯, 두 전봇대 혹은 기둥들 사이를 연결하는 전선 혹은 낚싯줄도 보통의 바람에는 견뎌낼만큼 질긴 것이어야 합니다.

shabbat eruv

위 그림에서 보이는 제일 꼭대기 전선이 '에루브' 전선입니다. 그러니까 두 기둥 사이의 대들보를 상징하려면, 그 낚싯줄이 기둥들 옆에 있어서는 안 되고 기둥 바로 위에 위치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대들보가 문설주 옆에가 아니라, 문 양편 기둥들 바로 위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까지 신경쓴답니다, 참으로 머리 빠개지겠군요). 물론 기존의 전봇대에 이런 에루브 전선을 설치하려면 당국자들과 (전화국이나 전기회사, 구청 등) 협의를 해서 허락을 받아야 하겠지요.

또한 이 에루브 전선이 끊어지면 에루브가 사라지는 것이니까, 일주일 동안 그것을 책임지고 살피는 전담반도 있어야 하겠지요? 그들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에루브가 끊어졌다거나 하는 소식을 전해야 하겠지요. 또한 에부르가 어떤 지역을 지나는지도 정확하게 지도에 표시해서 알려주어야 하겠지요? 이런 에루브 규정을 지키고자 하는 유대인은 정통파나 아니면 보수파이고 나머지 개혁파나 무종교 유대인은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이 에루브 장치를 "보이지 않는 자유의 담"이라 (an invisible wall of freedom) 부른답니다. 이 에루브 장치가 있음으로 안식일에 나를 수 없는 품목을 나를 수 있게 되었다고 그렇게 부르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보이지 않는 속박의 담"처럼 보이는데 말이죠. 유대인은 어떻게 보면 너무 가련합니다. 왜 구세주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몰라보고, 아직도 모세법에 매여서 저렇게 살아야 하는지 말이죠. 2000년 이상 사상적으로 우리 기독인들보다 뒤떨어진 사람들이 아닐까요?


우리 기도합시다. 저 불신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품으로 속히 돌아와서 그분이 주시는 율법에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질병과 공포에서의 자유, 사망과 사탄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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