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과 시사

멧돼지 사랑

중일사랑 2017. 1. 14. 17:53

산에 기도하러 가면 멧돼지를 자주 만난다. 얼마 전에는 대 낮에 5마리나 (새끼 2마리 포함) 만났고 또 얼마 전에는 7마리나 그것도 밤중에 만났다. 한 마리를 만난 적은 몇 번 있었다. 

전에는 이 멧돼지를 어떻게 하면 한 마리 잡아 볼까? 이런 순진한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만약 만난다면 등산용 지팡이로 찌르거나 어떻게 해 볼 심산이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밤에 산을 내려오는데 2마리 멧돼지를 만났는데 곧 동시 다발적으로 갑자기 여기 저기서 여러 마리의 멧돼지들이 내 주변에 숨어 있다가 나타나는데 내가 포위된 느낌이었다. 나를 공격하는 듯한 자세는 아니고 수풀에서 이동 중인데 내가 그들과 부딛힌 셈이다. 그래서 나무 뒤에 몸을 세우고 메고 있던 가방을 벗어 던지듯 멧돼지와 장난을 치니 멧돼지가 뒷걸음질을 하다가 가만히 서서 나를 모두 보는 것이다. 야, 이 놈들은 겁도 없구나. 7마리가 사람 1명을 겁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손에 가진 지팡이 하나도 없었으니.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 보는 것이다. 나는 어이가 없기도 하였지만, 왜 그럴까?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 그 때에 (저녁 9시 30분인데) 저 아래서 누군가 여인이 후래쉬를 비추며 멧돼지는 건드리지 않으면 공격 안 해요 라고 외치면서 올라오는데, 손에는 비닐 봉지에 무엇을 잔뜩 담아 들었고 등에는 아주 큰 등산용 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녀 역시 기도하러 올라온다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년 내내 그렇게 기도하러 온다고 했다. 그리고는 낮은 산 등성이 한 곳으로 (내가 평소 그곳을 바라보면서 왜 저기에는 저렇게 풀도 나무도 낙엽도 없이 저렇게 운동장 같지? 그리고 그렇게 많은 멧돼지 발자국이 왜 여기에 있지? 라고 궁금해 했었다) 가더니 (그곳에 멧돼지들이 나를 바라보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 멧돼지 코 앞에 무엇을 비닐 주머니에서 내어 쏟는다. 물어 보니 사료하고 빵, 고구마라고 했다. 그렇게 낮은 곳에 멧돼지 음식을 줌으로 자기가 기도하는 곳에 그놈들이 출몰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 여인 왈, 자기는 하나님 외에는 겁이 전혀 없다고. 자기는 싸움을 잘한다나. 그리고 자기도 국립공원 측에 멧돼지 포획하라고 전화를 했더니 그것은 불법이라고 들어서 하나님께 멧돼지 좀 없이 해 달라고 했더니, 꿈에 그 놈들을 사랑해라 라고 하셔서 자기도 이렇게 먹이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 그랬었구나! 그곳이 그렇게 평평하고 흙만 남아 있고 수 많은 멧 돼지 발자국들이 그렇게 많은 이유가 그랬었구나! 

성경에는 분명 짐승을 인간이 먹을 수 있도록 하나님이 허락하셨다. 돼지는 부정한 짐승으로 분류되었지만 구원사의 변천으로 그런 구분은 철회되었고 기독인은 신앙적으로 멧돼지도 잡아 먹어도 양심상 거리낌이 있을 수 없다.그런데 성경에서

너는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지니라(출 23:19); 

암소나 암양을 무론하고 어미와 새끼를 동일에 잡지 말지니라(레 22:28)

너는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에 삶지 말지니라(신 14:21); 

노중에서 나무에나 땅에 있는 새의 보금자리에 새 새끼나 알이 있고 어미새가 그 새끼나 알을 품은 것을 만나거든 그 어미새와 새끼를 아울러 취하지 말고 7어미는 반드시 놓아 줄 것이요 새끼는 취하여도 가하니 그리하면 네가 복을 누리고 장수하리라(신 22:6-7)

와 같은 구절들에서 짐승에 관하여 잔잔한 사랑을 말씀하고 있다. 먹을 수는 있으되 어미와 새끼를 동시에 잡는 듯, 잔인하게 다루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새끼 새만 잡아 먹고 어미 새를 놓아 주라는 것은 그래야 번식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 언급된 그런 일이 있고나서 멧돼지에 대한 도전과 제압의 생각을 버리고 그들에 대한 동정과 사랑의 마음으로 마음을 바꾸었다. 그래 멧돼지도 하나님이 만드신 짐승 생물인데 내가 죽이겠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사랑을 베풀어 보자. 그렇게 생각을 바꾸었다. 그런데 그 날 저녁에 그 여 성도가 멧 돼지에게 밥을 주니 바로 그녀 발 앞에서 그렇게 잘 먹다가 한 놈이 대장인지 주둥이를 휘둘러 옆의 것들을 모조리 쫓아 버리고 자기만 먹겠다고 꿀꿀 대는데 사랑해야 겠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정이 뚝 떨어지면서 그러면 그렇지 너네들은 역시 짐승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최근에 다시 그 장소를 지나게 되었다. 멧 돼지가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내가 지나니 "꿀!" 하는데 마치 "엄마! (밥 가지고 왔어?)" 라고 말하는 듯이 들렸다. 분명 그렇게 말한 것처럼 들렸다. 나는 얼른 "아니, 나는 니네 엄마가 아니야. 너네 엄마가 (그 여 성도) 오늘도 기도하러 오는 길에 밥을 가지고 올 거야. 기다려!" 하고 그들이 듣도록 말을 해 주었다. 야생 짐승까지 챙기고 싶은 마음은 솔직히 내 속에 없다.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가? 그러나 그 사건 이후로 바꾸어 진 것은 멧 돼지를 향한 내 마음이다. 이제 그 놈들이 나타나면 대적한다는 마음이 아니라, 지팡이나 아무런 도구도 손에 잡지 않고 그저 사랑의 마음으로 만나면 "야, 너네들 춥지? 배고프지?" 하고 말을 하는 것이다.할 수 있으면 언젠가 밥도 가져다 주어야겠다.

그리고 요새처럼 나라가 혼란스런 와중에 1년 365일 밤새 내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철야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는 그 여성도를 생각하면, 그래, 하나님은 저런 성도를 보시고 우리나라를 긍휼히 여기실꺼야! 라는 마음이 올라온다. 나도 저렇게 1년 365일 철야기도 해야 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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